그녀는 수국을 닮았다 주선옥

그녀는 수국을 닮았다 주선옥
그녀는 수국을 닮았다 주선옥


그녀는 수국을 닮았다 주선옥

눈부시게 햇살이 내리는 암자

뜰 한편에서 바람이 일 적마다

보랏빛 치맛자락 슬쩍 걷어 올린다.

다시 잠잠해지는 바람결에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그녀

긴 머리카락은 가녀린 어깨 위로 흐르고

소리 없이 손 모아 바라보는 눈빛

금방이라도 굴러내릴 듯

촉촉하게 맺힌 눈가의 이슬방울

웃음 지으면 꽃처럼 활짝 피었다가

가슴에 손을 얹으면 금방 시들어

떨어져 눕지도 못하고 가지 끝에서

감은 듯이 뜬 눈으로 부처님 전에

무슨 기도가 그리도 간절한지

그녀의 뒷모습에서 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