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나무에 가면 김경림
결마다 다른 행복이 주렁주렁 걸려있다
소중한 가치를 한끼에 더하고
반짝이는 국수나무가 빛나게 웃고 있는 십일월 말
보기만 해도 맛있는
선물이 내 앞에 차려지고
감기든 사람 허리시린 사람
웃풍에 밤새 시달린 사람
뜨거운 국물과 양질의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일년에 몇번 안하는 이벤트
시 한 줄 못 건지고
운좋게 들어온 식당에서
오늘의 국수 나무를 기다리고 있다
정오가 지났지만
뱃속 허기는 멈출줄 모른다
권사님 따라 국수를 먹던 지난 여름
낯선기억들이 일몰처람 스며들지만
조용히 앉아 오늘은 왕돈가스를 먹는다
큰 돈가스를 보며
고래 생각을 한다
고래는 고향에 잘 있고 새끼를 주파수로 쉽게찾고
큰 돈 까스 앞에서의 사람의 한계를 느낀다
바닷바람의 짠내가
왜 돈가스에서 나고 새우는 어쩌자고
함께 뛰겨 나왔는지
흰 쌀밥에 땀 흘리며
돈가스를 먹는다
대왕 돈가스
짠내 나는 것이 바닷가에 온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