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추억 김화숙

고향의 추억 김화숙
고향의 추억 김화숙


고향의 추억 김화숙

할머니 풀 먹여 널어 놓으신

하얀 모시옷이

너울 춤추며 뭉게구름과 놀고

빨간 고추잠자리

먼 길 날아왔는지

바지랑대 끝에 앉아 숨을 고른다

할머니표 옥수수가

고소하게 입안에 톡톡 터질 대면

개구쟁이 소녀는 볼록한 입으로

방글방글 웃음 짓는다

매미는 울창한 숲을 흔들듯

여름을 노래하고

냇가에 골뱅이 잡던 소녀는

저무는 줄도 모르고 냇가를 누볐다

소녀는 밤이면 평상에 누워

밤하늘 별을 헤고

할머니께선 모깃불을 지펴 놓으시고도

부채로 연신 모기를 쫓아주셨다

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10년의 유년시절

보석처럼 가슴에 박혀

지금도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