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김해정

겨울 이야기 김해정
겨울 이야기 김해정


겨울 이야기 김해정

한겨울에

하얗게 풀어헤친

명주처럼 고운 사연들

길섶에 뿌려진

눈발처럼 뿌연 생각은

가끔은 혼돈의 꽃을 피우지

웅크린 웃음이

응고된 우리의 마음을

포근한 햇살처럼 녹여줄까

마른 풀잎 포개져

푸드덕거리는 적막함에

삭풍처럼 그림자 드리워도

모질게 정을 나누었던

시린 계절의 폭설에 갇혀

봄을 걷는 예행 연습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