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애상 김수용

겨울 애상 김수용
겨울 애상 김수용


겨울 애상 김수용

버스 안에서

희미한 창밖을 본다

밤을 지새운

가로등 불빛 사이를

스치는 차가운 겨울바람은

마지막 남은 잎새마저

마침내

삼켜버리고 말았다

앙상한 나무에는

쓸쓸함과

외로움만이 남았을 뿐

쌓여가는 눈 속에는

얼룩진 허상만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잔혹한 겨울은

그렇게 고독으로 무장한 채

점점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