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의 꽃사랑 이진섭
세차게 휘몰아치던 눈발은
어느덧 차디찬 눈망울의 씨를 뿌렸고
입술마저 터지고 얼어붙어
말 못 하는 핑크빛 장미 위로
새하얀 코트를 입혔다.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갤 돌려 되돌아보면
어렴풋 내려앉은 바람이,
애써 눈 뭉치 던지던
아련한 추억의 흔적만은
깨끗이 지우지 않길 바랐지만…
때론 보고픈 들국화를 잊고서
때론 기다림의 민들레를 기억하며
새겨진 향기가 떠오르듯
상처하나 없이 눈밭에 파묻힌
그대 시린 가슴을 못내 치유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