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장의 오후 3시 문영길
창밖 얼어붙은 풍경들
자투리 햇살로 결박 풀고
한풍에 춤출 때
난로 위
물주전자 뜨거운 숨 몰아쉬면
커피 한 잔 어떠하오
그냥 보내긴 못내 아쉬워
사랑을 베낀 느낌에 머물렀다
내 것이 되어버린
잘 발효된 그리움 한 모금에
머문 시간 모자라 뒤돌아보는 햇살로
덧붙이는 추신(追伸)
흔한 일상의 아쉬움일지라도
서럽게 보내진 마오
자꾸 째째해지는 인생을 용서하니
감격이 없는 하루일지라도
하찮은 것들이 모여
생의 깊은 맛을 머금었잖소
착하게 길들여진 습관으로
너의 추억 앞에 멈춰서는 그리움 있으니
추운 겨울 오후
산장 카페에서 흑백낭만으로
따스하게
향기롭게
커피 한 잔 어떠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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