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가에서 김인숙
봄이 오는 강가에 나가
맑은 물, 시원한 바람 소리
세상에 얼룩진 흐린 귓속
말끔히 열어보고 싶네
거센 물줄기 슬픈 울음소리
시끄럽다 아니하고 못내 품어준
그 너른 강가의 돌 안아주고 싶네
고열로 끓어 오르던
여름날 그 열병, 꿋꿋이 끄떡없이 견딘
의지의 너를 만나 보고 싶네
수 없이 오가는
사람들의 발아래 짓눌리어
흩트림 없이 버려진
강가의 굳센 너의 마음
처연한 고독을 배우고 싶네
이제 그 강가에 서서
버들가지 살랑살랑 내 마음 홀려
간지럽힐지언정 잠잠히
흔들리지 않고 마냥 바라보고만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