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찻잔에 핀 향기 박명숙

가을 찻잔에 핀 향기 박명숙
가을 찻잔에 핀 향기 박명숙


가을 찻잔에 핀 향기 박명숙

지천에 형형색색의

가을 국화꽃이 바람결 따라

향기를 날리고

메말라간 꽃잎의 해후는

가을 찻잔에 어리어

슬며시 젖어오는 추억의 입김

내 좋은 사람과 다정한 시간

오래도록 아름다운 인연으로

찻잔에 국화꽃을 피우면

예의 바른 사랑과 향기를

전하고픈 계절이다

언젠가 나를 돌아보게 했던

그 향기로운 언어

그 향긋함이 입술에 묻어나고

정갈하고 맑은 정신을 깨운다

국화꽃을 사랑한 여인아!

사랑하고 이별하는 순간에도

꽃피는 시간이 기쁘고 행복하다

꽃처럼 피고 지는 세월을

간밤에 무서리 맞으며

향기를 품었을

고독한 외로움은

추억을 마시고 향기에 취하고

이 가을이 가기 전

그윽한 향기에 흠뻑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