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살갑다 박명숙

가을이 살갑다 박명숙
가을이 살갑다 박명숙


가을이 살갑다 박명숙

시련 속에 가까스로 피워낸

여린 꽃잎이 마른 잎 촉촉이

단비를 마신다

웃는 것밖에 모르는 들꽃의 미소

찬 서리 맞으며 서늘한 바람에

향기를 내지른다

동그마니 숨어 울던 나에게

매양 살가운 위로로 감싸며

맑은 눈빛, 향기로운 마음으로

널 보며 활짝 웃는다

뒤돌아보니 사무친 그리움이

내 안에 켜켜이 쌓이고

시나브로 한잎 두잎

가을이 떠나고 나서야

내 그리움은 또다시

다른 계절을 움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