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에 쓰는 연서 정종명
쌀쌀한 냉기가 흐르는 가을밤
칙칙했던 미련을 떠나보내고
설레는 마음에 연서를 쓴다
인연이란 하늘이 내리는 것
잡고 보냄이 뜻대로 되지 않는
운명 따라오고 감을 어쩌리
활기차던 푸르름도 한 해를 못 버티고
바람에 이끌려 제길 떠나고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도 작별의
손수건을 흔들었다
어둠 짙은 가을밤
잎새를 흔드는 바람이 꾹꾹 눌러쓴
연서를 허공에 띄워 보냅니다
깊이 쟁여 두었던 아름답던 연정
어둠 짙어 더 초롱 거리는 별들의 밀어
지우지 못해 숯검정 된 질곡의 세월
꿈틀 되는 감성을 억누르지 못해
갈겨쓴 연서는 한 꼭지의 시詩가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