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독백 조현자

가을독백 조현자
가을독백 조현자


가을독백 조현자

아직은 밍기적 밍기적

질척거리는 몸짓이 미련을

떨쳐버리는 못한 모양새이다

절기라는

법앞에 이길 재간은 없는데

터져라 목청 높이던 매미의 고성방가

귀뚤이 구성진 가락에 밀려난 듯하고

강한 햇살을 뻐기던 여름

한꺼풀씩 벗겨지는 자외선 껍질

땅에 떨어지면 먼지 될 텐데

무성했던 가지마다

형형색색에 옷과 화장을 준비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 바빠지면 좋겠고

땀벅벅 목욕은 일상이던

촌부의 하루도 가을걷이가 행복한

비명이면 좋겠고

도시의 식탁도 풍년이 들어

행복한 비명소리 집집마다

퍼지면 좋겠다

우리의 가을이

이렇게 익으가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