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렵니까 여덕주
기다림으로 시린 가지 끝에
설렘 걸어놓고 빛의 파장을
사로잡던 그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땅에 눕는다
연분홍 치맛자락 펼쳐놓고
함박웃음으로 고요를 씻기며
그윽한 향기 풀어 즈즐대던 임
가시렵니까
봄 빛을 청산하고
외돌아서는 미련들
향기 풀어
내 가슴 설렘으로 두 방망이를 치던 그대는
무언으로 손짓하는 눈길 속에
어깨 위에서 춤을 추듯 흐르다가
하얀 꽃비가 되어 살폿살폿 발아래를
더듬는데
푸른 물 뚝뚝 떨어지는 머플러
목에 걸어주고
손 사례치는 열흘 빛
피었다 갈갈을 재촉하는
강변 버드나무 머릿결 흔들어 답하는
나무 아래 투박한 탁자 위에
나란히 놓인 찻잔 속으로 빠져드는
꽃잎은
눈물인가요
이별 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