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렵니까 여덕주

가시렵니까 여덕주
가시렵니까 여덕주


가시렵니까 여덕주

기다림으로 시린 가지 끝에

설렘 걸어놓고 빛의 파장을

사로잡던 그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땅에 눕는다

연분홍 치맛자락 펼쳐놓고

함박웃음으로 고요를 씻기며

그윽한 향기 풀어 즈즐대던 임

가시렵니까

봄 빛을 청산하고

외돌아서는 미련들

향기 풀어

내 가슴 설렘으로 두 방망이를 치던 그대는

무언으로 손짓하는 눈길 속에

어깨 위에서 춤을 추듯 흐르다가

하얀 꽃비가 되어 살폿살폿 발아래를

더듬는데

푸른 물 뚝뚝 떨어지는 머플러

목에 걸어주고

손 사례치는 열흘 빛

피었다 갈갈을 재촉하는

강변 버드나무 머릿결 흔들어 답하는

나무 아래 투박한 탁자 위에

나란히 놓인 찻잔 속으로 빠져드는

꽃잎은

눈물인가요

이별 비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