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로 거듭나다 문영길

황태로 거듭나다 문영길
황태로 거듭나다 문영길


황태로 거듭나다 문영길

오장육부 다 비워 낸 가벼운 몸

대관령 산길 오르니

이런 처절한 육보시가 기다릴 줄이야

칼바람의 고문과 얼렸다 녹이는 회유에

없는 죄까지 다 까발리니

견딘다는 게 죽음보다 위대하다고 한 건

겪어보지 못한 이들의 공염불

덕장에서 결박당해

서너 달 한빙지옥寒水地獄을 넘나들던

살이 터지는 고행 끝에

해탈의 표식으로 허락된 황금빛이오

구원의 거창함도 아닌

그대 포만의 만족한 한 끼를 위해

치도곤의 매질을 견디고

궁극엔 끓는 물에 무아無我로 돌아가야 할 터

하찮음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헌신에 만족하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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