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걷는 봄길에서 이진섭
홀로 가고 싶은 곳이 있었기에
꽃잎 떨어진 바람 부는 날
말없이 가고 싶다 했었지
봄비 맞으며 흐르는 구름 따라
저 멀리 떠나고도 싶다 했었지
노란 들꽃 봄의 소리
내 손에 한 움큼 쥐어보고
먼 곳 향해 던져보고 싶음은
진실을 숨겨둔 현실에서
잠시라도 멀어지고 싶었기에
하나 둘 꽃잎 떼어
모두 사라지고 나면
조각보 위에 천천히 내려앉은
카펫의 길 따라가고 싶다 했었지
걸어갈 그날이 오늘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