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노래할 즘 나영민

풀벌레 노래할 즘 나영민
풀벌레 노래할 즘 나영민


풀벌레 노래할 즘 나영민

해바라기는

해를 따르지 않았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새까맣게

촘촘히 박혀 든

깨알 같은 씨앗에 뿌듯한

가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

언젠가는

필요 불가결의 사이

내 몫을 다 챙기고서는

팽개쳐버린 죄로 바싹 마른다

운명은 애꿎은 법

가는 길도 막지 못하고

오는 길도 거부할 수 없는

인생 쓴맛 단맛을 다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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