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에게
나는 누구일까
대부분의 사람들 눈 속에서
아무것도 아니지
늘 그러했고
앞으로도 사회적 지위를 결코 가질 수 없는
간단히 말해 바닥 중의 바닥인
별 볼 일 없고 유쾌하지 않은 사람
그러나 이 모든 게 틀림없는 진실이라 해도
언젠가는 나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구나
이 보잘것없고 별 볼 일 없는 내가
마음 속에 품은 것들을
화가의 삶에서 죽음은 별것 아닐지도 몰라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지만
별을 바라볼 때마다 늘 꿈꾸게 되지
왜 우리는 하늘의 불꽃 가까이 다가설 수 없을까
혹시 죽음이 우리를 별로 데려가는 것일까
늙어서 편히 죽는다면 저기로 걸어갔을 거라며
스스로에게 말하곤 하지
늦었으니 이만 누워야겠어
잘 자렴 행운을 빌게
악수를 건네며
사랑하는 빈센트가
-빈센트 반 고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