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그늘 최정민

침묵의 그늘 최정민
침묵의 그늘 최정민


침묵의 그늘 최정민

비워버릴수록 가시지 않은

허기진 눈물의 무게가 붉어진다

맑은 하늘의 이야기는

여물지 못하고

허물어지는 작은 감정들은

서까래에 박힌 못 자국처럼

낯설게 매달려 있다

흘러가는 물소리에도

아픈 것들은

어두움을 털어내며

새벽이 일어서는 곳으로

걸어가지만

조용히 흐르는 물에

풀어내지 못한 서투른 몸짓들은

아픔이 식어가는 시간

젖은 안부를 물어도

푸른 기억들은 발효되지 못한 체

독백 한 조각 쥐고

바람이 핥는 자리에 앉아있다

침묵의 그늘 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