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추억을 저축한 은행 이진섭

살짝 깨물어 볼까

자리 펴고 누워 뒹굴어볼까

황금빛 물든 부채꼴 은행이

탐스럽게 익어버렸다.

신호만 가는 다이얼의

가을 잎 향한 안부의 전화벨이

스산한 바람 타고

멀리 날아가 사라져도,

기다림에 지친 하늘에

쌓이고 쌓인 나이테 두고

잊어야 할 또 하나의 추억을

깊어진 품 안에 묻어야만 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