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 같은 봄날 유영서

초경 같은 봄날 유영서
초경 같은 봄날 유영서


초경 같은 봄날 유영서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얼음장 밑 흐르는 물은

봄을 찾아 나서더라

들녘엔 이미

쑥 씀바귀 꽃다지 냉이

봄을 부화하여

아장아장 병아리 걸음 한창이고

얼마나 그리웠던지

매화나무 가지엔

붉은 꽃방 차려놓은 순이의 마음이

망울망울 사랑의 눈길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더라

아 그렇게

초경 같은 봄날은 오고

몽롱한 영혼들

재 너머 아지랑이 너울너울

봄을 즐기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