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김성수

처서 김성수
처서 김성수


처서 김성수

대청마루 쪽문에서

기웃거리는 바람

여름내 대숲에

댓잎 노래하게 하고

단아한 아낙의

바느질 곁에 머물며

저고리 옷고름

흔드는 가을바람

달빛에 사모함을

달랠 길 없어 긴 목 빼고

미동 없이 바라보는

달맞이꽃은 마중 나와

외로운 밤을 적셔놓고

사랑채 문틈으로

도망 나온 선비의

명심보감 읊조리는

소리 야심한 축시에

밤이 가는 줄 모르는구나

휘영청 밝은 달아

마중 나온 청순한

노란 그녀의 애절함을

한 번만이라도 보듬어

안아주고 가려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