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지혜
쑥은 이른 봄, 농촌 들녘, 제방, 논두렁 밭두렁을 가리지 않고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흔한 풀꽃이다.
그런데 “국화과(Compositae)의 여러해살이로 땅속줄기(地下莖)를 길게 뻗으며, 마디에서 줄기가 모여 나고, 원줄기에…….” 이런 식으로 사전에나 나올만한 내용들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일러 쑥에 대한 지식이 뛰어난 사람이라 부르지만, 지혜로운 사람이라 일컫지는 않는다.
세세한 내용은 하나도 모르지만,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 쑥을 캐다 개떡을 만들어 가족들이 연명할 수 있도록 한, 우리 어머님들의 그 시절 그 행동을 지혜로운 행동이라고 부른다.
지식이 책속에 갇혀있는 학문이라면, 지혜는 실제 생활 속에 적용된 사랑의 실천인 것이다.
-지광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