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압감 박동환
달이 찬다
점점 커지고
무게를 더하는
그 기운에 눌려
눈은 자꾸만 작아진다
차가운 그림자
밤공기를 사선으로 가르고
바닥에 낮게 드리우며
신음을 토한다
엎드린 가슴이
중력의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숨소리마저 힘겹게 흐느낀다
달이 떨어진다
제 무게에 이끌려
바닥으로 맥을 놓고는
밤이슬 맞으며 누워 잠자는
시신을 끌어안고 물든다
잠든 영혼의 머리 위로
뜨거운 붉은 점 하나
젖은 몸을 안아 올리며
허공에 가볍게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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