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김수용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는 종착역에
바람이 분다
적막감이 흐르는 대합실
낡은 의자에는
세월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녹슬은 철길 위로
흘러내리는 빗물 따라
시나브로 떠나버린 시절들
어느덧 초로의 몸이 되어
이 자리에 서니
비에 젖은 갈잎마저
서걱서걱 흐느껴 울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종착역을 향한
삶의 무거운 발걸음,
싸한 갈바람이 불고 있는
쓸쓸한 종착역에
오늘도 가을비가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