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접시꽃 이태기
요만치에서 피면
그대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대는 아니 보이고 산울만 세상을 가렸습니다
아득한 저 높이를
그리움이 이길 수 있을까요?
좀더 좀더 까치발 들며
높이 또 높이 꽃을 피우렵니다
이 관습을 넘어야 해요
가로막은 제도를 뛰어넘어야겠지요
그대 어디 쯤 오시나요?
미어캣처럼 고개 쭉 뽑은 제가 보이시나요?
좌우도 뻗지 않고 위로만 향하는 까닭을
그대여 아시겠지요?
속마음 펼칠 여름이 자꾸 지나갑니다
이 웃음이 식기 전
가을바람에 눈이 닫기기 전
그대여 이제 내게 말을 걸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