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막 김수용
주인 없는 산사에
풍경소리 너울대고
개여울 갈대밭에
두견새 슬피 우는데
솔숲 가지 위에
하얀 달 걸칠 때면
이른 새벽 적막함이
고독을 외면한다
흘러간 강물처럼
돌아앉은 연민
빛바랜 나뭇잎에
살포시 실어 보내니
나목(裸木)은 생기를 잃고
마침내
속살마저 드러낸다
주인 없는 산사에
풍경소리 너울대고
개여울 갈대밭에
두견새 슬피 우는데
솔숲 가지 위에
하얀 달 걸칠 때면
이른 새벽 적막함이
고독을 외면한다
흘러간 강물처럼
돌아앉은 연민
빛바랜 나뭇잎에
살포시 실어 보내니
나목(裸木)은 생기를 잃고
마침내
속살마저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