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김성수
다시 만날 수가 있으려나
이 계절이 가고 나면
마음속에 미련 담아두고
옷을 벗어 알몸으로 떠나는
당신 미움투성이다
울긋불긋 고운 옷 벗어던지며
이별하려는 마음 애태우며
부르지도 괴로워도 하지 않으리
사각 상자 안에서 당신 생각에 아쉬운 그리움만 남겨둔다
기나긴 시간 속에 정들었던 나에 여인아 넘실대며 바람 잡고 춤을 추던 모습 변하여 떠나지 않으리라 믿었다
발밑에 이별의 붉은 잎새
하나 던지고 뒤돌아서야 만 하는 그 마음 왜 모르리
너와 나 빗나간 운명이었다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체하려
하지 않으련다.
기우는 석양에 취해서
아름답지만 쓸쓸해 보이기만 한 뒷모습 그리도 왜소하기만 한지
긴 머리 바람에 그네를 타고 발걸음 옮기지 못하는 그 마음
나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