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난초 김해정

은난초 김해정
은난초 김해정


은난초 김해정

스치는 게 두려워

지나가는 바람에 눈을 감아요

숲속 낮게 드리워진 언덕

부끄러워 부끄러워

키 작은 몸을 움츠리고

발 덮인 푸석한 흙들의 독백

수줍어 소담한 미소 뿌리면

눈부신 하늘 아래 봄의 노래

바람의 언어 껴안고 하얀 꽃 피어나니

봄 자락에 화들짝 놀란 가슴

어린 듯 가냘픈 풀잎의 입술

청초하고 은은한 그 향기

티 없이 순수의 빛깔로 물든

가녀린 속살조차 보이기 두렵구나.

♨ 소식받기 ▷ Arti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