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요양원까지 전연복
우리 집 앞에는
유치원이 있고 초등학교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조금 올라가면 요양원이 나온다
아침이면 길은 늘 분주하다
유치원 가는 아이, 학교 가는 아이
출근하는 사람들 그 틈을 나도 걷고 있다
수많은 인연 요양원 가는 길을 걷고 있다
시절이 바뀌면 세월 따라가는 게 인생
알게 모르게 스치지 않은 인연 어디 있으랴
바람도 스치는 게 있어야 소리가 나듯
인연도 스쳐 가는 세월에
바람 소리처럼 그리움 남긴다.
바람 소리 들으며
세월의 나이로 몇 몇십 년 걸었든가
허름한 지팡이 하나 걸려있는 요양원
유치원에서 요양원까지 거리는 삼백여 미터
싸묵싸묵 걸어도 십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