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암 민속 마을 박기준
설화산 남쪽 자락 고즈넉한 구릉지
청명한 하늘색에
회색 덧칠된 마음 스르르 녹는다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아늑하고 정겨운 한 폭의 동양화
청솔가지 사이로 부는
가녀린 바람결은
다정한 어머니의 자장가
돌담 골목 한편 농염한 자태의
주홍빛 꽃송이
소화 아씨 미모 삼켜버린 능소화 넝쿨
하늬바람 그네를 탄다
나지막하게 이어지는 골목길
마을 감싸 안고 흐르는
실개천의 아련한 물소리
택호 다른 두 여인의 빨래 소리
소환되는 옛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