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오후의 일을 나에게 물었다 김기철

없다.

그래서 답하지 않았다.

혹여 잊고 있는 일이 있나 싶어

기억을 더듬고 기억 밖의 것들을

곰곰이 되짚어 보았다.

없다.

나를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녀석이

굳이 불편한 속내를 슬쩍 찔러 보는

그 검은 심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제 할일이 없으면 찾거나

만들어서라도 해야 할 때인가 보다

별일 없는 줄 뻔히 알면서

오늘 할 일 없느냐며 짓궂게 묻는

내 안의 내가 있어 아직은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