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별 김해정
때아닌 슬픈 비를 맞으며 내려오는
상처 난 별들이 내 작은 가슴에
안녕이라는 인사도 모르고 들어온다
난 밤마다 짧은 팔을 뻗어가며
이별의 향기를 구름 위로 찾아
눈먼 손으로 까만 밤을 휘젓는다
그대 앞에서는
이별이 아닌 이 별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꽃이 되고 싶어라
눈물이 얼룩져
사랑의 틈새로 번지는
추억의 조각난 시간을 붙여가며
하얗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씨앗
쓸쓸히 홀로 뒹굴고 노닐며
잠깐 웃고 마는 아네모네의 흰 향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