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부엌 서숙지

어머니의 부엌 서숙지
어머니의 부엌 서숙지


어머니의 부엌 서숙지

한여름에도

아궁이에 불을 지펴

식구들 밥을 지어내시던 시절

철없는 딸년

엄마 치맛자락 붙들고 빙빙 돈다

엄마! 오늘은 그거 안 해?

가마솥에 쌀보리를 안치고

그위에 호박잎을 너댓장 깐다

밀반죽을 묽게 해서 그위에 부으면

밥과 함께 밀반죽은

호박잎 속에서 노르스름하게 익어갔지

밥을 푸기 전 살며시 걷어내면

그것은 내게 천상의 맛이었지

지금도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생각나는 유년의 최애 간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