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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판사의 감동적인 이야기

서울 서초동 소년 법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를 훔쳐 도망친 혐의로 구속된 소녀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데, 방청석에는 홀어머니가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의 조용한 법정 안에 중년의 여성 부장판사가 들어왔다. 어깨가 잔뜩 움츠리고 있는 소녀를 향해 부장판사는 다정하게 말문을 열었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날 따라 힘차게 외쳐 보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게 생겼다.'”

예상치 못한 요구에 소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부장판사는 더 큰 목소리로 소리치라고 했다. “나는 이 세상이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소녀는 큰 소리로 따라 외치다가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에 울음을 터뜨렸다.

이 소녀는 작년부터 절도와 폭행 등 14건의 범죄를 저질러 소년 법정에 섰었다. 이번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부장판사는 소녀에게 법정에서 일어나 외치도록 판결했다.

이는 소녀가 작년 초까지는 밝은 학생이었지만,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부장판사는 “이 소녀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부장판사는 눈물을 흘리며 소녀를 법대 앞으로 불러냈다.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중요할까요. 그건 바로 너야. 이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그러고는 두 손을 뻗어 소녀의 손을 잡았다. “마음 같아서는 꼭 안아주고 싶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법대가 가로막혀 있어 이정도 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하구나.”

이 사건은 올해 서울 가정법원 김귀옥 부장판사가 내린 특별한 불처분 결정이었다. 참여관, 실무관, 방청인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이 사건은 소녀의 인생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 가해자의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고, 소녀들이 다시 이 세상에서 긍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