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달픈 버어먼초 이진섭

애달픈 버어먼초 이진섭
애달픈 버어먼초 이진섭


애달픈 버어먼초 이진섭

달그림자 옷깃에 여민지 오래

느지막이 달려오는 하얀 송이

먼동이 타들어가는 내 곁에

가을을 남기고 떠나버린 그대가 밉다.

떼구루루 나뒹구는 별 조각엔

반짝이는 아리아의 손끝에서 물든

따사로운 계절의 바람이 불어오고,

혹여, 찰나의 마술이었나!

아기 석장으로 갓 태어나

한 해를 바라보며 살아가기에

쓰라린 가슴 내던지고 돌아와

온종일 앙탈 부리며 보채기만 했었지,

넌지시 던진 촉촉한 밤이슬은

메말라 사라지라 했거늘,

폭삭 썩어가는 골 바가지의 고인 물만

꿀꺽꿀꺽 한없이 들이켜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