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박명숙
눈빛이 빛난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초록 풀숲에 팔랑이는 꽃 무리
초여름 맑은 햇살에
말갛게 씻은 얼굴로 꽃단장하고
청초한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와
정갈한 옷매무새로 웃는다
좋은 아침이라며
지나는 길에
하루의 짧은 만남이나마
꽃의 자태와 향기에
탁한 마음과 눈을 씻고
시인의 눈으로 읽어본다
행복, 그 짧은 여운이
그 무엇 때문에
웃을 수 있는 행복을 누린다면
내면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요
그 무엇에도 무관심하다면
내게 오는 행복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날 그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도 서운해 말기
잘살고 있으면
다음 해에 다시 올 거란
무언의 약속을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