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 자리는 꽃 이윤선
추억도 안개처럼 사라지는
그 몹쓸 사랑이라면
행복이라 부르짖어 보자
널 두고 떠날 때는
말 못 할 사연이라고
외면 속에 털끝 같아도 그리움이라면
돌아서도 위로라 찾아보자
세상이란 바람 부는 대로
속없이 흐르는 게 마음이라도
회오리바람은 몹쓸 사랑에
몸부림으로 바라보자
설중매의 까닭 있는 서릿발 속에
빨강은 소스라치는 사내의
심장소리를 듣고 싶어서일지도
머물지 못한 사랑에 미안해 울게
강물이 흘러가는 이유
파도가 제살을 깎는 이유도
바람 탓인 것 여자는 알아도
봄바람에 피는 꽃이라 그런 것
가을바람에 단풍 지는 나무라 그런 것
시덥게 겨울 바람에
마른 가지 위에 꽃같이 앉는
눈송이 바라보며
언 눈물 닦는 여자 마음 몰라도 되는
바람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