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구병
수족구병은 장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 A16이나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입안의 물집과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이 특징이다. 주로 4세 이하의 소아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콕사키바이러스는 A·B군으로 분류되는데, A16형이 수족구병의 가장 큰 원인이다.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은 콕사키바이러스 A16보다 예후가 나쁜 편이다. 드물지만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을 침범해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쇼크 등의 신경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3일 이상 고열, 구토, 심한 두통,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중추신경계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수족구병은 사람 간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주로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 수포의 진물,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손을 거쳐 감염된다.
감염된 환자와 접촉하면 약 4~6일 정도의 잠복기 후 증상이 시작된다. 발열, 식욕부진, 무력감 등의 증상이 먼저 시작되는데, 열은 보통 경미하게 나타나지만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거나 해열제로 열을 식혀준다.
열이 나기 시작한지 1~2일 후부터는 볼 점막, 입천장, 잇몸, 입술, 혀 등에 작고 붉은 반점이 보이며 피부병변이 나타난다. 증상은 심한 편이므로 이내 수포가 생기고 터지면서 궤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로 인한 통증으로 잘 먹지 못하며 침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많은 양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약 7일~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므로 억지로 터뜨리거나 건드리지 않도록 한다.
발진은 3~7mm 크기의 붉은색을 띤 물집 형태로 손등과 발등에 많이 나타난다. 나이가 어릴수록 엉덩이와 사타구니까지 발진이 넓게 나타날 수 있는데, 엉덩이에 생긴 발진은 대개 수포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통증이나 가려움증의 다른 증상은 없으며 1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된다.
수족구병은 보통 환자의 나이, 임상 증상과 피부병변을 근거로 진단한다. 병변이 입에만 생긴 경우 헤르페스바이러스에 의한 구내염과 유사해보이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구별해야 한다. 인두 분비물, 대변 등을 통한 바이러스 검사로 확진할 수 있지만 비싸고 시간도 오래 걸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통 하지 않는다. 다만 신경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뇌척수액에서 바이러스 배양을 실시하여 확인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은 아직 별도의 항바이러스제는 없어 현재로선 소염제, 해열제 등으로 열과 통증을 줄여주는 대증요법이 최선이다. 급성기에는 입 안이 헐고 통증 때문에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 증상이 오기 쉽다. 심할 경우 쇼크나 탈진 현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더라도 조금씩 자주 물을 먹여야 한다. 그래도 힘들 경우에는 입원하여 정맥으로 수액을 공급하여 탈수가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수족구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며 여러 번 감염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예방만이 감염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장기 서식이 가능하므로 수영장, 놀이터를 비롯해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주변 환경을 깨끗이 소독하는 것이 좋다.
특히 손을 통해 바이러스 침투가 쉽기 때문에 외출 후, 배변 후, 요리 및 식사 전, 기저귀 교체 후 등에는 반드시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도록 한다. 아이의 경우 스스로 챙기기 어려우니 부모의 관리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은 물집이 잡히기 2~3일 전부터 전염력이 있으며 발병 1주일 동안 전염성이 가장 강하다. 따라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확진 판정 후 수포성 발진이 사라지는 약 1주일 동안만큼은 학교, 어린이집, 회사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기침 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예절도 준수해야한다.
-고려대학교의료원 건강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