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의 죽음
여행자여, 그대는 새벽녘에 길을 떠나야 하오
개의 코끝처럼 축축한 대지 위에
그대의 발을 문질러야 하오
해가 떠올라, 그대의 등불을 끄게 하오
희미한 빗살이 하늘빛 속으로 파고드는 걸 보시오
일찍 일어나 괭이에 붙은 지렁이를 떨치기 위해
무명으로 동여맨 다리, 그대의 그림자를 활기차게 뻗친다오
황혼의 죽음과 슬픈 보복이 아니오
이 부드러운 점화, 살며시 멀어져가는 미풍
달리는 상쾌함, 그리고 새로이 시작되는 하루에 대한 불안감
짐을 실은 낡은 배는 움츠리고
잠든 시장을 깨우기 위한 얼굴 없는 무리가 되어
안개 속을 덮친다오
어느 겨울날 갑작스레
이 덮개 위로
새벽녘 외로운 트럼펫 주자의 죽음을 불러온
폭도와도 같이
새하얀 깃털 조각들…
그러나 그것은 헛된 의식이었네
화해는 우울하게 지속되고
오른발이 환희를 향해 나가기도 전에
왼발은 두려움에 떠는구나
어머니는 애절하게 기도하네
아이야, 허기진 길이 기다릴 때에는
제발 길을 떠나지 말거라
여행자여, 그대는 길을 떠나야 하오
새벽녘에
성스러운 시간의 경이로움을 나는 약속하오
파들거리며 축 늘어진 흰 닭
격노한 날개 위로 감히 도전하려는
인간의 진보라는 잘못된 찢김
그러나 그렇게 또 하나의 죽어가는 영혼
친구여, 네 발명품의 갑작스러운 포옹 속에
말을 잃은 너, 이것은 조롱 속에 찌푸린 얼굴
이 일그러진 마지막 모습 – 나!
-월레 소잉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