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다 백승운

산으로 간다 백승운
산으로 간다 백승운


산으로 간다 백승운

산으로 간다

산악인처럼 정상을 갈망하고

정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지막한 산이라도

신록이 우거져

산새 소리가 귀를 맑게 하고

산들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지고

푸른 잎들이 눈을 쉬게 하는 곳이면

족하다

바람 앞에서 눈 감으면

티 없이 맑은 어린날의 초상

아무것도 욕심 없던 시절

들판을 달려가는 순진함

마음은 그렇게도 행복했는데

사라져 간 미소는 어디에 있을까

산으로 간다

심장이 좋다고 요동을 치고

허파는 살아나 기지개를 켜며

정신은 맑아져

위장에 꽉 차있는 삶의 찌꺼기가

와르르 쏟아져 사라지는 곳

사라지는 욕심 가벼워진 마음

듣지도 보지도 느끼지 못한 것들

맑고 깊은 눈 속 해맑게 웃고

따스한 어머님 품속에서

사내는 어린아이가 되어

다시나 행복한 미소 짓게 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