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베리아 맹태영

산세베리아 맹태영
산세베리아 맹태영


산세베리아 맹태영

어정쩡하게 허기를 느낄 즈음

공복을 깨는 한 통의 전화

꽃 배달 왔습니다.

사무실에 계십니까?

채 전화도 끊기 전에

생일 축하한다고 쓰인

노란색 리본을 두른 화분이 걸어왔다

곧은 잎은 연한 무늬가 추상화처럼 그려져 있었는데

정화 능력을 가진 산세베리아였다

선물 보낸 분이 비밀리에 사무실에 와서

몰카를 설치했을까

어떻게 이렇게 나를 잘 알 수 있었을까

당신은 정화가 필요한 사람이니

이 산세베리아가 당신을 깨끗하게

정화시켜 줄 것이라는 충고를

추상화 속에 감춘 뜨끔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산세베리아는 죽고 없다

항상 강한 자가 살아남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