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도서관 윤석진
꽃의 도감을 보는 사월은
축제를 자리매김하는 생존의 기록이 적혀
길 따라 활자가 뿌려지고 있다
조급하게 자란 능수버들 그림자는
개여울 비친 얼굴을 지우고
이내, 봄을 열람하며 살았는지
시드는 생애를 들킨 것이 서럽다 해도
책갈피로 남긴 한 장의 꽃잎 화석으로 접혀
내 가슴의 화폭으로 소환하고
계절을 시위하는 해 질 녘
버스가 밟고 삼킨 나그네 물소리마저
나뭇가지 분홍 글씨가 손뼉 치는 날부터
길 찾는 꽃잎은 어디로 흐르는지
책 속에 가둔 詩는
푸른 체온을 따라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