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바람처럼 김경철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바람처럼
훅하고 지나고 나니
재미도 없고
흥미마저 잃어버린 채
오늘을 살아간다
한 귀퉁이를 차지했던
추억은
차츰차츰
자리를 잃어버리고
지우개로
기억의 강을 지운다
혼자가 좋다며
겉으로는
늘 말을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고
사흘이 되던 날
스치듯이
사랑이 왔으면 좋으련만
조용히 묻혀 살다가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연민의 강에서 뛰어오르며
짠하고
앞에 나타났으면
그리될까
넌 아니
난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