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자리 정종명

사랑의 자리 정종명
사랑의 자리 정종명


사랑의 자리 정종명

너 떠난 등 뒤로 차가운 바람 몰아쳐

북받치는 감정 추스르지 못했다

차가운 두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은 앞섶에 맺히고

여름날 소낙비처럼 발등을 젖혀

돌아선 발걸음 얼어붙고 말았네

진작 가고 없는데 내 허한 가슴

나아갈 길이 없는 미로에 갇히고

가마솥처럼 무던한 사랑의 진미

아직도 그 맛 혀끝에 감돌고

바람은 휘돌아 내 빰을 더듬는데

우물처럼 깊은 가슴골 보금자리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