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계절 김화숙

빈 계절 김화숙
빈 계절 김화숙


빈 계절 김화숙

바람이 휘감고 간

낯선 빈 계절

눈먼 가로등 바람에 떨고

추억 아련히 서성인다

날개를 접은 외로운 새 한 마리

오늘은 어느 가지에서

사랑 노래 부르려나

저토록 시린 계절에

찬바람 등에 지고

긴 시간 걸어온 길

심신이 저리다

돌아보면 아득한 가슴 저린 세월

겨울 품은 들길엔 마른 억새가 눕고

찬서리 내리는데

그립다 하기엔

가슴부터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