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최은주
봄이라 하여 삶이 풍요롭겠습니까
화사한 봄꽃에 마음 한자락 내려놓고
봄 닮은 미소가 득 머금고 쉬어가는 거지요
봄꽃이 제아무리 화사하고 예뻐도
꽃은 영원히 지지 않고 피우는 건 아니잖아요
때가 되면 떨어져 반나절 땅 딛고 웃다가
햇살 마중에 초록 잎 진옥으로 물들여 놓고
빵끗빵끗 미소만 남겨둔 채 훨훨 날아
다음 생을 준비하러 떠나는 거지요
키 작은 봄 아씨 안녕을 고하기 전에
봄 놀이에 흠뻑 빠져 보면 어떨까요
봄 저수지 위에 소금쟁이 뛰놀듯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