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김해정
사부작사부작
나뭇잎 내려앉아
빈 가지 사이로
여유로운 햇살
환한 미소 짓고
살랑살랑
불어대는 바람
이른 봄에
묻어 두었던
연둣빛 추억 이파리
흐드러지게 보던
잊지 못할 기억 속에
또 다른 추억
무언의 흔들리는
삶의 모습
빗방울과 바람의
흔적 가운데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 햇살 속의
부끄러운 나뭇잎
낮게 드리우는
바람에
뽀송뽀송 말려가는
책 속의 붉은 그리움
그 안에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