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남기고 간 그림자 김기철

바람이 남기고 간 그림자 김기철
바람이 남기고 간 그림자 김기철


바람이 남기고 간 그림자 김기철

이미 떠난 것들의 빈자리마다

새들이 재잘대는

낯선 계절 속에서

한 잎 가을이

무게 중심을 잃은 채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미 늦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다

살가운 이의

온기 없는 손을 놓고

돌아서던 설운 날처럼

나는 또 간다

때때로 뒤돌아보면서

한 계절이 바람에 지워지는

미지의 설원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