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바람과의 약속 여덕주

모든 것은

내려놓음의

순리를 알고 있다

붉은 옷 흩어놓고

장승이 되어버린

나목

이별의 바람은

언제 오겠노라

약속도 없이 떠나버린

엄동설한 동토의 땅

언제부터인가

수상하다

무형무색의 움직임은

코끝을 희롱하며 아기

나뭇가지를 흔든다

얼굴을 간지럽피는

인연의 고리는

가까이 멀리 손을 내밀어

은밀하게 가만가만

여린 아지랑이 놀랄까

탐색 중이다

약속의 땅을 가꾸려

바람은 꼼지락꼼지락

비늘들이 놀라지 않게

얼어붙은 강을 살금살금 기어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