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띤 가을의 얼굴 이진섭
길섶을 지나 우연히 만난 그대는
스치는 바람 타고 애태우던
가녀린 소녀가 아니었어.
토라진 등 뒤로 흐르는 낙엽을
사뿐히 밟으며
길고 긴 애증의 갈증을 느끼곤
얼룩을 남긴 채 사라지는
돌담길 갈잎의 낙엽일 뿐이었지!
때론 메말라가는 얼굴에
하염없이 아침햇살 떨어지면,
지나온 날들의 세상을 돌이켜
구름 사잇길 하늘 향해 반짝거리는
늘 함께하고 싶은 계절이었을 테니까.